ISSUE 길ISSUE길 심층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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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집중조명 · 서울 주택공급·도시계획·정책갈등

유휴지인가 재건축인가, 서울 주택공급의 속도와 부작용

정부는 공공택지와 유휴부지, 그린벨트까지 검토하고 서울시와 국민의힘은 용산공원과 녹지를 보존하면서 재건축·재개발을 풀자고 맞선다. 어느 한 방식의 승패가 아니라 실제 입주 시기, 순증 물량, 부담 가능한 주택과 도시의 미래를 함께 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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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 점수
23만호+수도권 추가 공급 효과
68→37개월공공택지 착공기간 목표
8.7만호서울시 정비사업 순증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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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공급 확대, 서로 다른 출발점

서울 주택공급을 둘러싼 대립은 집을 더 지을지 말지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민주당은 국가가 공공택지와 국유지, 필요하면 그린벨트까지 확보해야 순증 물량과 공공주택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토지를 공공이 쥐어야 분양가와 임대주택 비율, 개발이익 환수를 통제할 수 있다는 논리다.

국민의힘과 오세훈 서울시는 용산공원과 생활권 녹지를 보존하고 이미 기반시설이 있는 지역의 재건축·재개발과 준공업지역 고밀개발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간자본을 활용하고 실제 수요가 집중된 서울 안에 집을 공급할 수 있다는 논리다. 다만 정부가 8·13 대책에서 서울시의 정비사업 건의 상당 부분을 수용한 만큼 현실의 정책은 완전한 양자택일보다는 공공택지와 민간 정비사업의 혼합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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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만호보다 먼저 물어야 할 숫자

정부는 수도권에 23만호 이상의 추가 공급 효과를 내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2030년까지 실제 추가 착공 목표는 12만호 이상이다. 발표 물량, 사업승인 물량, 착공 물량과 입주 물량은 서로 다른 숫자다.

공공택지 발표에서 착공까지 평균 68개월을 37개월로 줄이겠다는 목표도 입주기간을 뜻하지 않는다. 착공 뒤 공사와 기반시설 건설이 남는다. 시민이 체감하는 공급은 보도자료에 적힌 가구 수가 아니라 열쇠를 받을 수 있는 집이다. 정부와 서울시는 사업별 토지 확보, 인허가, 착공, 준공과 입주 시점을 따로 공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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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은 가장 빠를 수도, 가장 늦을 수도 있다

정비사업을 하나의 속도로 평가하면 판단을 그르친다. 이주와 철거를 앞둔 사업장은 금융과 공사비 병목만 풀면 비교적 빠르게 입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정비계획 수립이나 조합설립 단계에 있는 구역은 주민 동의, 소송, 시공사 선정과 공사비 분쟁을 거치며 10년 이상 걸릴 수 있다.

서울시는 2031년까지 정비사업 31만가구 착공과 약 8만7천가구 순증을 제시한다. 31만가구가 모두 새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기존 약 22만가구가 사라진 뒤 생기는 순증 물량을 함께 표시해야 공급효과를 과장하지 않을 수 있다.

정비사업의 강점은 수요가 많은 도심과 기존 교통망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약점은 가격과 이주다. 고가 분양 중심이면 물량이 늘어도 청년과 무주택자의 선택지는 넓어지지 않는다. 여러 구역의 이주가 겹치면 전월세 가격이 먼저 오를 수 있다. 용적률 완화의 일부를 장기임대와 부담 가능한 분양주택으로 환수하고 권역별 이주시기를 분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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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증액이 분양가와 주변 시세로 번지는 경로

재건축·재개발의 속도를 말할 때 건설사와 조합 사이의 공사비 협상을 빼놓을 수 없다. 시공사는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 지하 조건, 설계 변경과 고급 마감재를 이유로 계약 뒤 공사비 증액을 요구할 수 있다. 실제 비용 상승분이 있는 경우도 분명하지만, 계약서에 물가연동 기준과 설계변경 책임이 불명확하면 조합은 공사 중단과 입주 지연을 우려해 요구액을 충분히 검증하지 못한 채 받아들일 압박을 받는다.

늘어난 공사비는 먼저 조합원의 추가분담금이 된다. 조합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반분양가를 높이려 하고, 높은 분양가가 받아들여지면 인근 신축과 구축 소유자는 이를 새로운 가격 기준으로 삼는다. 정비사업 기대가 커질수록 주변 노후주택 가격도 사업성 기대를 선반영한다. 다만 주변 집값은 금리, 공급 부족, 학군과 교통, 토지가격도 함께 움직이므로 정비사업만을 상승의 유일한 주범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정확한 지적은 공사비 증액과 고분양가가 상승 기대를 증폭시키는 경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행 제도는 일정 비율 이상 공사비를 올릴 때 한국부동산원 등의 검증을 받도록 하지만 검증은 협상의 기준일 뿐 최종 계약금액을 강제하지 못한다. 2026년 1~5월 검증에서는 건설사가 요구한 증액분 가운데 평균 22.4%가 감액된 것으로 보도됐다. 요구액 전체가 불가피한 비용은 아니라는 뜻인 동시에, 검증만으로 분쟁이 자동 해결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속도를 높이려면 규제완화와 함께 계약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시공사 선정 때 공종별 내역과 물가연동식, 설계변경 책임, 지연배상 기준을 공개하고, 큰 폭의 증액은 착공 전에 독립 검증을 마쳐야 한다. 용적률이나 인허가 특례의 혜택이 공사비와 분양가 상승으로 사유화되지 않도록 공공임대·부담 가능한 분양 물량과 분양원가 주요 항목 공개를 조건으로 붙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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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는 물량 카드이지 속도 카드는 아니다

그린벨트는 넓은 부지에서 순증 주택을 확보하기에 유리하다. 그러나 해제 발표만으로 집이 생기지는 않는다. 토지 보상, 지구계획, 환경평가, 철도와 도로, 학교와 상하수도 건설을 거쳐야 한다. 교통대책 없이 외곽 녹지만 풀면 서울 주택난을 줄이는 대신 장거리 출퇴근과 혼잡을 늘릴 수 있다.

영국은 모든 그린벨트를 똑같이 취급하지 않고 환경·경관 기능이 상대적으로 낮은 그레이벨트를 선별한다. 개발하더라도 대중교통 접근성과 부담 가능한 주택, 대체 녹지를 조건으로 붙인다. 서울도 해제냐 보존이냐의 구호보다 생태가치, 교통, 공공주택 비율과 개발이익 환수 기준을 먼저 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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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은 입지가 최고지만 기간은 가장 불확실하다

용산어린이정원과 용산공원 전체 부지는 같은 개념이 아니다. 어린이정원은 전체 공원의 일부이며, 미군으로부터 아직 반환되지 않은 땅도 남아 있다. 정부가 용산공원 전체에서 주택 건설에 적합한 곳을 검토한다는 취지를 밝혔지만 전체 부지에 집을 짓는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다시 설명한 이유다.

용산에는 미군기지 반환과 한미 협의, 토양·지하수 오염 조사와 정화, 용산공원조성특별법과 공원계획 변경, 서울시·용산구 협의, 학교와 도로 건설이라는 관문이 있다. 도심의 귀한 국유지라는 장점은 크지만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빈 땅으로 계산해서는 안 된다.

반환과 정화가 끝나고 공원 기능을 훼손하지 않는 주변부 일부는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공원 전체를 잠재 공급량에 넣으면 시장에 잘못된 기대를 주고 법적·정치적 갈등 때문에 오히려 가장 느린 사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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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볼 곳은 깨끗한 공공 유휴지와 준공업지역

노후 공공청사, 차고지, 주차장, 철도부지와 준공업지역은 한 곳에서 대규모 물량을 만들기 어렵지만 소유권이 명확하고 오염 문제가 없는 곳은 설계와 인허가를 빠르게 시작할 수 있다. 공공시설을 아래층에 다시 배치하고 위쪽에 주택을 올리는 복합개발도 가능하다.

영국의 브라운필드 우선개발은 도시 안에서 이미 훼손되거나 사용되지 않는 땅을 먼저 활용하고 그린벨트 개발은 후순위에 둔다. 싱가포르는 확정 공급목록과 예비목록을 나눠 토지 공급, 입찰과 주택 파이프라인을 한 체계로 관리한다. 서울도 즉시 설계 가능한 부지, 시설 이전이 필요한 부지, 오염정화가 필요한 부지와 법률 개정이 필요한 부지를 구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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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와 권리는 반대말이 아니다

환경평가와 주민협의, 세입자 보호를 뒤로 미루면 처음에는 빨라 보이지만 소송과 공사중지로 전체 기간이 길어진다. 환경·교통·안전 자료를 사업 초기에 공개하고 여러 기관의 심사를 병렬로 진행하며 보완요구를 한 번에 통합하는 편이 더 빠르다.

세입자와 상가 임차인의 이주대책도 사업승인 전에 확정해야 한다. 재건축 조합과 사업자에게만 속도의 혜택이 돌아가고 임차인이 외곽으로 밀려난다면 공급정책이 주거안정을 해치는 역설이 생긴다. 속도는 절차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충돌할 절차를 앞당겨 함께 처리하는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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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길의 제안—하나의 공동 공급 장부

가장 빠른 공급은 사업 후반부 재건축·재개발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공공성을 확보할 공급은 즉시 활용 가능한 공공 유휴부지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린벨트는 장기 물량을 준비하는 수단이며 용산공원은 속도보다 법률·환경·도시의 미래를 먼저 판단해야 하는 공간이다.

정부와 서울시는 서로 다른 숫자를 내세우지 말고 발표 물량, 토지 확보, 사업승인, 착공, 준공, 실제 입주, 기존 주택을 뺀 순증, 공공임대와 부담 가능한 주택 비율을 한 장부에 공개해야 한다. 1~3년은 사업 후반부 정비사업, 3~7년은 역세권·준공업지역·공공 유휴부지, 7년 이후는 교통망을 갖춘 신규택지로 나눠 관리하는 방식이다.

공원과 그린벨트를 먼저 허물 것인가, 재건축 규제부터 풀 것인가라는 양자택일은 잘못된 질문이다. 중앙정부의 토지·금융 권한과 서울시의 도시계획·정비사업 경험을 묶어 실제 입주와 주거비 부담을 함께 줄이는 것이 해답이다.

전망

앞으로 가능한 세 가지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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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민간 병행

공동 공급장부·이주 분산·공공주택 조건

도심 공급을 앞당기면서 순증과 부담 가능한 주택을 함께 확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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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만 빠른 공급

검토부지까지 발표 물량에 포함

착공과 입주가 늦어지고 정책 불신이 다시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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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충돌

중앙정부 강행·서울시 전면반대

법적 권한 다툼과 소송으로 모든 공급수단이 늦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