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길ISSUE길 9월 16일 집중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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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이슈 3 · 한국의 선택·동맹 기여

한국도 ‘파병은 하지 않되 기여는 한다’는 협상이 가능한가

트럼프의 요구와 동맹의 책임 사이, 한국이 설정할 수 있는 한계는 어디인가

트럼프가 원하는 것이 ‘한국군의 파병’인가, 아니면 ‘한국도 책임을 분담했다’고 제시할 수 있는 성과인가. 후자라면 한국은 군사적 파병에는 참여하지 않으면서도 미국이 실질적인 기여로 받아들일 수 있는 대안을 만들 수 있는가.
파병 없음군사적 한계
정보·물류비군사적 대안
휴전 이후기뢰제거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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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투 파병’이라는 말에 가려진 위험

P-8 해상초계기나 군수지원함, 기뢰전 전력은 전투부대로 분류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전력이 분쟁지역의 군사작전 체계 안에 들어가면 정보수집과 보급, 항로 확보 등 작전의 일부를 맡게 되고 군사적 위험에도 노출된다. ‘전투’와 ‘비전투’라는 명칭만으로 실제 위험의 크기를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처음에는 제한적인 임무로 출발하더라도 전쟁 상황이 바뀌면 임무 범위가 넓어지거나 추가 기여 요구가 제기될 수 있다. 따라서 판단 기준은 전투병력이냐 아니냐보다 한국군이 실제 분쟁지역의 군사작전에 참여하는가에 두어야 한다. 참여가 시작된 뒤 임무를 어디까지 제한할 수 있는지도 함께 따져야 한다.

이란이 한국의 군사적 참여를 미국의 대이란 군사행동에 대한 지원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경고한 점도 현실적인 변수다. 국내의 파병 반대여론과 국회의 파병동의 절차 역시 정부가 건너뛸 수 없는 제약이다. 군사적 위험뿐 아니라 외교적 파장과 국내 민주적 정당성까지 함께 계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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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군사적 파병 없이 무엇을 할 수 있나

한국이 호르무즈 항행안전과 한국 선박 보호라는 목표에 기여하면서도 현재 진행 중인 군사작전과는 분리되는 방식을 찾을 수 있다. 핵심은 미국의 요구를 단순히 거부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파병 대신 한국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나의 실질적인 기여 패키지로 제시하는 것이다.

우선 영국과 프랑스가 만든 국제적 틀에 정치·외교적으로 참여하면서 항행정보와 물류, 재정, 인도적 지원 같은 비군사적 기여를 검토할 수 있다. 현재의 전쟁에는 군사적으로 참여하지 않되 상선 보호와 해상교통로의 안정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한국이 감당할 수 있는 역할을 구체화하는 방식이다.

시점도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전투가 진행 중일 때는 군사작전에 참여하지 않고, 휴전이나 종전 이후 항로 정상화와 기뢰제거 등 해양안보 활동에 참여하는 방안이다. 이렇게 하면 전쟁 개입의 위험을 줄이면서도 호르무즈 안전 회복에 책임 있게 기여한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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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것도 트럼프와의 협상이다

협상의 출발점은 트럼프가 원하는 것이 한국군의 파병 그 자체인지, 아니면 한국도 호르무즈 안보의 비용과 책임을 부담했다는 가시적인 성과인지 구별하는 일이다. 파병 자체가 목표라면 대체안의 폭은 좁다. 그러나 책임 분담을 보여주는 성과가 핵심이라면 정보·물류·재정·인도적 지원과 전후 해양안보 활동을 묶은 대안을 제시할 여지가 있다.

영국과 프랑스는 미국이 원하는 목적을 자신들의 조건에 맞게 바꾸었고, 일본은 법적으로 불가능한 영역을 분명히 했다. 한국도 군사적 파병과 동맹에 대한 기여를 반드시 같은 것으로 볼 필요가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동맹의 책임을 인정하는 것과 분쟁지역의 군사작전에 참여하는 것은 서로 다른 결정일 수 있다.

반대로 한국이 파병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그 선택이 다른 한미 현안에서 실제 반대급부로 인정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관세와 대미투자, 방위비 협상에서 양보가 어떻게 평가됐는지 살펴보고, 호르무즈 파병이 다음 협상의 자산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 근거가 있는지 검증해야 한다. 군사적 위험을 부담하는 결정을 막연한 동맹 크레디트와 교환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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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질문

트럼프가 원하는 것이 ‘한국군의 파병’인가, 아니면 ‘한국도 책임을 분담했다’고 제시할 수 있는 성과인가. 후자라면 한국은 군사적 파병에는 참여하지 않으면서도 미국이 실질적인 기여로 받아들일 수 있는 대안을 만들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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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을 관통하는 질문

첫째, 트럼프는 어떻게 요구하는가. 관세와 투자에 이어 안보 문제에서도 하나의 양보가 다음 협상의 자산으로 축적되는가, 아니면 새로운 요구가 계속되는가.

둘째, 다른 동맹국은 어떻게 대응했는가. 영국과 프랑스는 미국의 목표에는 동의하면서도 참여 조건과 방식을 바꿨고, 일본은 국내법을 들어 군사적 참여에 선을 그었다.

셋째, 한국은 어디까지 받아들일 것인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느냐 거부하느냐의 이분법을 넘어, 군사적 파병과 동맹 기여를 분리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렇게 할 경우 한국이 부담해야 할 비용과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따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