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길ISSUE길 심층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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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집중이슈 · AI전략·기술주권·사람중심 전환

이해민과 하정우가 그리는 한국의 AI 시대, 전망과 과제

‘사람 중심 AI’와 ‘기술주권 AI’의 결합…독파모에서 국민 AI까지, 한국의 AI 전략은 어디로 가나
3각 체제청와대·전략위·과기정통부
기술주권프런티어 AI 역량
사람 중심일자리·교육·격차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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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AI 정책을 이끌 핵심 진용

구글 엔지니어 출신 이해민 의원이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으로 내정됐고, 초대 AI수석이었던 하정우는 대통령 직속 국가AI전략위원회 상근 부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여기에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정부 정책의 실행을 맡는다.

단순한 인사 이동으로 볼 일은 아니다. 두 사람의 최근 발언과 정책 구상을 보면 이재명 정부가 AI 정책의 범위를 ‘좋은 AI를 만드는 것’에서 ‘AI를 통해 국가와 국민 전체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로 넓히려는 흐름이 읽힌다.

하정우가 기술주권과 글로벌 경쟁력을 강조한다면 이해민은 AI 전환 과정에서 일자리와 국민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에 무게를 둔다. 서로 다른 방향처럼 보이지만 성공적인 AI 국가를 위해서는 어느 하나도 포기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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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의 문제의식—한국은 스스로 AI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하정우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프런티어 AI 역량’이다. 미국과 중국의 AI 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고성능 AI 모델까지 수출통제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해외 모델에만 의존해서는 국가 경쟁력을 지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 부위원장은 미국의 고성능 AI 수출통제 사례를 거론하며 한국도 최소한 일정 수준 이상의 프런티어 AI를 자체 개발하고 운영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AI에 대한 접근 격차가 결국 제조업·금융·바이오·국방 등 전 산업의 경쟁력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런 관점에서 정부가 추진해 온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이른바 ‘독파모’ 사업에 대한 재검토 발언은 의미가 크다. 현재의 사업 방식이 빠르게 발전하는 세계 최첨단 AI와의 격차를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인지 다시 따져보고, 뛰어난 연구진에 GPU와 데이터 등 자원을 집중해 세계 수준의 모델을 계속 개발할 역량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핵심은 ‘국산 AI 모델 하나를 만드는 것’과 ‘세계적인 AI를 계속 만들어낼 수 있는 국가가 되는 것’은 다르다는 데 있다. 정부 정책의 목표도 특정 모델의 성공이 아니라 인재·GPU·데이터·AI반도체·연구개발 능력을 축적해 기술 변화가 일어날 때마다 다시 경쟁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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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민의 문제의식—AI 발전에서 사람이 탈락하면 안 된다

이해민 신임 AI수석은 구글코리아와 미국 구글 본사에서 15년간 근무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국회에서는 AI와 과학기술 분야를 다뤘고 AI기본법과 데이터센터 관련 입법에 참여했으며, 이후 금융 AX와 개인정보 등 AI가 산업과 사회에 적용될 때 필요한 제도로 관심 영역을 넓혀왔다.

이해민의 ‘사람 중심 AI’를 산업정책보다 복지를 우선하자는 주장으로 단순화할 필요는 없다. 그가 던지는 질문은 ‘AI 산업이 발전할 때 그 성과와 비용을 사회 전체가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가깝다.

그가 공동 대표발의한 ‘AI 전환 대응을 위한 기본사회법안’은 AI로 생산성이 높아지는 동시에 일자리가 감소하거나 소득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정부가 장기적인 전환 계획을 수립하고 직업 재교육과 생활 안정을 지원하자는 내용이다.

AI가 일자리를 없앤 뒤 실업자를 지원하는 사후 대응을 넘어 기업과 산업이 AI로 전환되는 단계부터 재교육·직무전환·사회안전망을 함께 설계하자는 접근이다. 한국의 AI 정책이 여기까지 확대된다면 AI는 과기정통부만의 기술정책이 아니라 교육·노동·산업·금융·복지·개인정보·지역정책까지 연결되는 국가적 전환정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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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대립하지 않는다—‘기술주권’과 ‘사람 중심’의 결합

이번 인사를 ‘산업 중심의 하정우에서 사람 중심의 이해민으로 정책이 바뀐다’고 해석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오히려 두 사람이 서로 다른 문제를 맡는 구조에 가깝다.

하정우가 던지는 질문은 ‘한국이 세계 AI 경쟁에서 살아남을 기술적 능력을 갖출 수 있는가’이고, 이해민이 던지는 질문은 ‘그 경쟁에서 얻은 성과를 산업과 국민의 삶으로 어떻게 확산시킬 것인가’이다.

첫 번째에 실패하면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될 수 있다. 반대로 두 번째에 실패하면 AI 기업과 고급인력은 성장하지만 일자리·소득·기업·지역 간 격차는 더욱 커지는 ‘AI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 두 사람의 정책은 경쟁관계라기보다 기술주권과 사회적 전환이라는 AI 국가전략의 두 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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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파모에서 ‘모두의 AI’까지—AI 정책의 목표가 넓어진다

독파모가 ‘한국이 경쟁력 있는 AI를 스스로 만들 수 있는가’를 묻는 정책이라면 ‘모두의 AI’는 그렇게 확보한 AI 역량을 기업과 공공부문, 국민이 얼마나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의 문제다.

국가AI전략위원회 역시 AI 3대 강국 도약뿐 아니라 산업·공공·국민생활 전반의 AI 대전환과 모든 국민이 AI의 혜택을 누리는 ‘모두의 AI’를 주요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이해민식 ‘사람 중심 AI’가 결합하면 국가 AI 전략은 세 단계로 확장될 수 있다. 세계와 경쟁할 AI를 만든다 → 산업과 국민이 AI를 실제로 사용하게 한다 → AI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자리·교육·격차 문제를 해결한다.

한국 AI 정책의 성공 기준이 단순히 ‘세계 몇 위의 AI 모델을 만들었는가’에서 ‘AI를 이용해 국가 전체의 생산성과 국민의 삶을 얼마나 변화시켰는가’로 넓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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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첫 번째 과제—선택과 집중

프런티어 AI 개발에는 막대한 GPU와 전력, 데이터, 인재와 자본이 필요하다. 여기에 AI반도체,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산업 AX, 국민 AI 서비스, 직업 재교육까지 정부가 동시에 지원한다면 자원이 지나치게 분산될 수 있다.

특히 독파모 사업은 중요한 시험대다. 여러 기업을 지원하는 산업육성 정책과 세계 최고 수준의 AI를 만들기 위해 가장 뛰어난 연구진에 자원을 집중하는 전략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따라서 ‘국내 AI 생태계 육성’과 ‘프런티어 AI 경쟁’이라는 두 목표를 어떻게 구분하고 조합할 것인가가 새로운 AI 전략의 첫 번째 과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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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과제—혁신과 사회적 보호의 균형

AI 때문에 사라지거나 축소되는 일자리에 대한 재교육과 직무전환은 필요하고 AI 활용 능력의 차이가 개인과 기업의 생산성 격차로 연결되는 것도 막아야 한다. 하지만 사회적 보호가 기업의 AI 도입을 지나치게 어렵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정책의 중심은 ‘AI로부터 기존 일자리를 그대로 보호하는 것’보다 ‘AI를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인력으로 빠르게 전환시키는 것’에 놓일 필요가 있다. 교육정책 역시 학교뿐 아니라 직장인·자영업자·중소기업 종사자까지 포함하는 국민적 AI 역량 강화로 확대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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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과제—세 개의 컨트롤타워가 되어서는 안 된다

현재 구도는 이해민 AI수석이 있는 청와대, 하정우 부위원장이 이끄는 국가AI전략위원회, 배경훈 부총리가 이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3각 체제다. 청와대가 범부처 조정, 국가AI전략위가 중장기 전략과 부처 간 조율, 과기정통부가 정책 실행을 담당하는 구조로 설명된다.

잘 작동하면 강력한 체제지만 역할이 겹치기 시작하면 세 기관이 각각 AI 정책을 지휘하는 ‘세 개의 컨트롤타워’가 될 위험도 있다.

AI는 산업·교육·노동·국방·에너지·금융 등 거의 모든 부처에 걸쳐 있다. 누가 전략을 결정하고, 누가 예산의 우선순위를 조정하며, 누가 정책 결과에 책임지는지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범정부 AI 전략은 구호에 머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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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길의 판단—‘만드는 AI’를 넘어 ‘함께 성장하는 AI’로

이번 인사는 AI 정책이 산업 중심에서 복지 중심으로 이동하는 신호라기보다 한국 AI 전략의 외연을 넓히려는 시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하정우가 세계 수준의 AI를 스스로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는 기술주권을 구축하고, 이해민이 그 기술을 산업과 국민의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하면서 전환 과정의 충격을 관리한다면 두 사람의 역할은 상호보완적일 수 있다.

한국 AI 전략은 ‘만드는 AI’에서 ‘쓰는 AI’로, 그리고 ‘함께 성장하는 AI’로 발전해야 한다. 문제는 세 가지 목표를 모두 추구하다 어느 것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는 것이다.

한국이 스스로 AI 기술을 개발할 능력을 확보했는가, 그 기술이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생산성을 높였는가, 중소기업과 국민도 AI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됐는가, 그 과정의 일자리와 격차 충격을 얼마나 줄였는가를 함께 봐야 한다.

기술주권과 산업혁신, 국민의 AI 전환을 하나의 전략으로 묶어낼 수 있는가. 이것이 이해민과 하정우가 그리는 한국의 AI 시대가 성공할지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시험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