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길ISSUE길 심층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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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조명 2 · 고등교육·지역균형·청년정주

‘서울대 10개 만들기’, 지방대 살리기를 넘어 수도권 집중을 바꿀 수 있을까

부산·전남·충남대에 2030년까지 약 4000억원씩 집중투자—대학·기업·일자리·정주가 함께 움직여야 성공한다
3곳첫 패키지 지원대학
약 700억원올해 대학당 패키지 지원
2030년1단계 집중투자 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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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

정부의 핵심 고등교육 정책인 이른바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 교육부는 부산대·전남대·충남대를 첫 패키지 지원대학으로 선정했다.

올해 대학당 약 700억원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다른 거점국립대보다 약 4000억원을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학부교육 일반재정지원까지 합하면 올해 지원 규모는 대학당 약 1000억원 늘어난다.

정책의 본질은 서울대와 똑같은 대학을 아홉 곳 더 만드는 것이 아니다. 수도권으로 향하던 청년의 이동 경로를 지역 안에서 진학→취업→정주로 바꾸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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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서울대 10개’가 필요한가

한국의 수도권 집중은 대학에서 시작해 취업과 주거까지 연결되는 구조적인 문제다. 좋은 대학이 수도권에 집중되면 학생이 이동하고, 우수 인재를 찾는 기업과 좋은 일자리도 수도권에 모인다. 다시 더 많은 청년이 수도권 대학을 선호하면서 지방대와 지역경제가 약해진다.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의 연간 총소득이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보다 높다는 통계는 수도권행이 단순한 선호가 아니라 교육과 취업기회를 찾아가는 경제적 선택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지방소멸을 막으려면 청년들이 지역에 남아도 교육과 취업에서 손해 보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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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서울대’라는 대학 하나가 아니라 격차다

서울대와 주요 수도권 대학에는 교수, 연구비, 대학원, 연구소, 병원, 기업 공동연구, 우수 학생 등이 장기간 축적돼 있다.

2024년 기준 서울대의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약 6059만원인 반면 부산대 2602만원, 전남대 2595만원, 충남대 2381만원 수준이라는 분석이 있다. 이런 격차가 누적된 상황에서 학생에게 지역 대학에 진학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서울대의 수준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도 세계적인 교육과 연구를 받을 수 있는 선택지를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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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무엇이 달라졌나

정부는 한정된 재원을 모든 대학에 나누기보다 부산대·전남대·충남대 세 곳을 먼저 선정해 집중투자하는 방식을 택했다.

과거 지방대 지원정책과 다른 점은 지역의 전략산업과 대학을 직접 연결하려 한다는 데 있다. 대학 지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전략산업→대학 연구→인재양성→기업 투자→취업→지역 정주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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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서울대 3개 만들기’로 끝날 위험도 있다

성과를 빨리 만들기 위해 준비된 대학에 집중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장기화되면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줄이려다 지방 안에서 다시 대학 서열을 만드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부산대·전남대·충남대가 더 강해지는 동안 다른 거점국립대가 상대적으로 뒤처질 가능성도 있다. 세 대학은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선도모델이어야 하며, 성과가 확인되면 나머지 거점국립대로 투자를 확대한다는 명확한 로드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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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대학을 만들어도 학생은 서울로 갈 수 있다

부산대에 수천억원을 지원한다고 해서 청년이 반드시 부산에 남는 것은 아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원하는 일자리가 수도권에 있다면 학생들은 결국 서울과 수도권으로 이동한다.

대학정책만으로 수도권 집중을 해결하려는 접근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반드시 국가균형발전 정책과 결합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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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법은 ‘대학-기업-도시’를 하나로 묶는 것이다

  • 거점국립대를 지역이 강점을 가진 산업의 연구개발 본부로 만들고, 모든 분야가 아니라 선택된 분야에서 서울대보다 경쟁력 있는 연구거점을 만든다.
  • 기업의 본사·연구소와 고급 일자리가 함께 내려가도록 세제·연구개발·인허가 혜택을 대학과 기업의 공동연구소에 연결한다.
  • 입학부터 기업 연구프로젝트, 인턴십, 대학원, 취업까지 이어지는 실제 취업경로를 만든다.
  • 서울대와 지역 국립대의 공동연구소·공동대학원·교수교류·학점교류를 확대해 서울대의 연구역량을 국가 전체의 자산으로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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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길의 판단—‘서울에 가지 않아도 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방향 자체로는 의미가 크다. 좋은 대학·좋은 기업·좋은 일자리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한 청년에게 수도권 이동은 합리적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 몇 곳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만으로 구조가 바뀌지는 않는다. 지역의 우수 학생이 서울 대학으로 가지 않아도 되는지, 지역 대학을 졸업한 청년이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는지, 기업이 우수 인재를 찾아 지역으로 갈 이유가 생겼는지로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교육부의 대학지원사업을 넘어 교육·산업·기업·국토정책을 결합한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가 돼야 한다.

어느 지역에 태어나고 어느 대학에 진학하더라도 서울로 이동하지 않고 좋은 교육과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나라. 그것이 이 정책의 최종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