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길ISSUE길 심층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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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집중이슈 · 서울 주택공급·용산·탄천·정비사업

용산이냐 탄천이냐…정부와 오세훈은 왜 부동산 공급을 놓고 충돌하나

공공부지 활용과 재개발·재건축 활성화의 충돌…주택 공급을 둘러싼 정책 차이와 정치적 계산
용산공공부지·좋은 입지
탄천물재생센터 복합개발
정비사업민간 공급량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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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 하나가 아니라 공급 철학의 충돌이다

정부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주택 공급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표면적인 쟁점은 용산공원 일부에 주택을 지을 것인가, 탄천물재생센터 부지를 활용할 것인가다. 그러나 핵심은 특정 부지 하나가 아니다. 서울의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누가,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주택을 공급할 것인가에 대한 정책 철학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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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오세훈, 공급 방식부터 다르다

정부가 중시하는 것은 공공이 확보할 수 있는 좋은 입지를 활용한 부담 가능한 주택 공급이다. 용산공원 전체를 개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정원과 옛 방위사업청 부지, 장교숙소 등 이미 개발됐거나 훼손된 일부 공간을 청년·신혼부부 주택 등에 활용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단순히 공급량을 늘리는 것보다 서울 핵심지역에 누가 살 수 있는 집을 공급하느냐를 중시하는 접근이다.

반면 오세훈 시장은 용산공원을 국가공원으로 보존하고 서울 주택 공급의 주력 수단은 재개발·재건축 등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가 돼야 한다고 본다. 용적률과 각종 규제를 완화하면 서울 전역에서 훨씬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논리다. 결국 정부가 공공주도·부담 가능한 주택·입지를 상대적으로 중시한다면 오 시장은 민간주도·정비사업·공급량을 더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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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천은 정말 용산의 대안인가

오 시장이 제시한 탄천물재생센터 개발은 즉흥적 아이디어만은 아니다. 물재생센터와 주변 부지를 복합개발해 AI 산업시설과 청년주택 등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으로 상당한 규모의 주택 공급도 가능하다.

문제는 물재생센터를 어디로 이전할 것인가다. 하수처리시설은 대표적인 기피시설이어서 이전 대상지를 결정하는 것부터 상당한 사회적 갈등과 시간이 필요하다. 용산 역시 토양오염 정화와 법적 절차, 공원 훼손 논란 때문에 단기간 대규모 공급이 쉽지 않다.

‘용산은 오래 걸리니 탄천으로 가자’는 식의 단순 비교는 설득력이 약하다. 두 지역 모두 장점이 있지만 해결해야 할 난제가 있는 중장기 공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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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충돌 뒤에 있는 정치적 계산

이재명 정부에게 서울 집값 안정은 국정 성패를 좌우할 핵심 과제다. 서울에서 공급을 확대하고 집값을 안정시키면 중요한 정치적 성과가 되지만 공급이 지연되고 집값이 크게 오르면 책임도 정부가 지게 된다.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오세훈 시장은 정부 정책에 협조해야 할 서울시장이면서 동시에 정부 정책과 차별화해 자신의 정책적·정치적 존재감을 키워야 하는 위치에 있다. 한문도 교수 등이 ‘탄천이 그렇게 좋은 대안이었다면 왜 그동안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오세훈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하기를 바란다’고 단정하는 것은 지나치다. 정부 정책이 성공하면 이재명 정부의 성과가 되고 실패하면 오 시장이 주장해온 정책의 정당성이 커진다. 반대로 정부·여당 역시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오 시장이 대규모 주택공급 정책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정치적으로 편하지만은 않을 수 있다.

어느 한쪽의 의도를 단정하기보다 정책 경쟁에 차기 정치구도가 겹치면서 합리적인 협력이 어려워지고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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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길의 판단—용산과 탄천을 정치적 선택지로 만들 필요가 없다

서울 주택 문제를 놓고 용산과 탄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할 이유는 없다. 용산의 이미 훼손·개발된 부지는 공공주택 공급 가능성을 검토하고, 탄천은 시설 이전과 사업성을 검증해 중장기 공급지로 추진할 수 있다. 동시에 재개발·재건축 규제 가운데 불필요한 부분은 풀되 개발이익과 이주 수요, 집값 자극 가능성을 관리하면 된다.

용산도 검토하고 탄천도 추진하며 재개발·재건축도 활성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정부가 오세훈의 제안이라는 이유로 합리적인 공급방안을 배제해서도 안 되고 오 시장 역시 정부와 차별화하기 위해 필요한 공급정책까지 반대해서는 안 된다.

용산과 탄천 논쟁의 진짜 쟁점은 어느 땅에 집을 지을 것인가가 아니다. 정부와 서울시가 집값을 잡기 위해 서로의 대안을 활용할 것인가, 아니면 상대방의 실패가 자신의 정치적 자산이 되는 경쟁구도를 계속할 것인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