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이슈 2 · 영국·프랑스·일본의 대응
영·불은 조건을 바꾸고 일본은 법으로 선을 그었다
트럼프의 요구를 받은 핵심 동맹국들은 어떻게 대응했나
1. 영·불도 호르무즈의 중요성에는 동의했다 — 그러나 미국의 전쟁과는 선을 그었다
영국과 프랑스 역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이 자국 경제와 국제 에너지 시장에 중요하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호르무즈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것과 미국의 군사작전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판단했다. 즉 목표에는 동의하면서도 수단과 임무의 범위를 다시 설정하는 방식이다.
2. 영·불은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는 대신 ‘다른 임무’를 만들었다
영·불이 검토한 방식에서 주목할 부분은 임무의 성격이다.
핵심 원칙은 미국이 수행하는 다른 군사작전과 구분되는 독립적이고(Independent), 엄격하게 방어적이며(Strictly defensive), 다른 군사작전과 분리된(Distinct from any other military campaign) 임무를 설정하는 것이다.
또 실제 임무 개시 역시 작전 환경이 허용되는 상황을 전제로 했다.
기여 방식도 반드시 직접적인 전투병력이나 군함 파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군사자산뿐 아니라 물류·재정·정치적 지원 등 여러 형태가 가능하다.
이것은 미국이 제시한 문제의식에는 호응하면서도 참여 방식은 자국이 다시 설계하는 접근이다.
3. 영국은 군사자산을 준비했다 — 그러나 ‘준비’와 ‘참전’은 다르다
영국이 관련 군사자산의 준비태세를 높였다는 사실만으로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에 직접 참여했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향후 호르무즈 항행안전을 위한 방어적 임무에 참여할 준비와 현재 진행되는 군사작전에 참여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이 구분은 한국에도 중요하다. 함정이나 항공기를 파견한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전력이 어떤 지휘체계에서 어떤 임무를 수행하느냐가 실제 파병의 성격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4. 일본은 더 명확한 제약을 갖고 있다 — 국내법의 범위다
일본의 경우에는 정치적 판단뿐 아니라 헌법과 안보법제라는 법률적 한계가 있다.
따라서 현재의 군사적 충돌 상황에서 자위대를 보내는 문제와, 충돌이 끝난 뒤 항행안전을 회복하기 위한 기뢰제거 등의 활동은 법적으로도 다르게 검토될 수 있다.
일본의 대응에서 중요한 점은 미국의 요청을 받은 뒤 먼저 ‘무엇을 보내느냐’를 결정한 것이 아니라 현행 법률 아래 어디까지 가능한지를 먼저 따졌다는 것이다.
5. 영·불과 일본의 방식은 달랐지만 공통점이 있었다
영국과 프랑스는 임무의 성격과 조건을 바꾸려 했고 일본은 법률적 경계를 확인했다. 방법은 달랐지만 공통점은 분명하다.
미국이 제시한 목적 자체를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미국이 요구하는 수단을 자동적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동맹국의 선택은 반드시 ‘파병’과 ‘거부’ 두 가지로만 나뉘지 않는다. 목표에는 동의하지만 임무와 조건은 다시 협상하는 제3의 선택도 존재한다.
6. 중요한 것은 미국이 그 대응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동맹국의 대응을 평가하려면 그 나라가 무엇을 했는지만 봐서는 충분하지 않다.
미국이 대체 기여방식을 받아들였는지, 군사적 파병을 하지 않은 국가에 실제 불이익을 줬는지, 반대로 참여한 국가가 구체적인 반대급부를 얻었는지도 살펴야 한다.
그래야 한국 역시 어느 수준의 기여가 한미동맹에서 실제로 인정될 수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한국도 ‘파병은 하지 않되 기여는 한다’는 협상이 가능한가
한국이 설정할 수 있는 군사적 한계와 대안을 검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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