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2 · 중대범죄수사청·인사검증·수사기관개편
검찰 수사권 없애 만든 중수청, 왜 첫 수장은 검사 출신인가
쟁점의 출발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떼어내 만든 중대범죄수사청.
그 초대 청장 후보자로 정부는 검사장 출신 김지용 변호사를 선택했다.
아이러니하게 보인다.
검찰의 수사권을 분리하기 위해 만든 기관의 초대 수장이 다시 검찰 출신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김 후보자는 2022년 대검 형사부장으로 근무하면서 당시 민주당이 추진한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의 부작용을 공개적으로 지적했던 인물이다.
그래서 질문이 제기된다.
검찰 수사권 축소에 문제를 제기했던 사람이 검찰에서 떼어낸 수사기관의 첫 수장을 맡는 것이 적절한가.
그러나 반대 질문도 가능하다.
수천 명 규모의 새로운 수사기관이 출범하는데 검찰과 경찰의 수사 시스템을 잘 알고 대형 조직을 운영해본 사람을 배제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가.
1. 처음부터 김지용 한 사람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후보추천위원회는 심사를 거쳐 네 사람을 최종 추천했다.
김관정 변호사 김지용 변호사 문홍주 변호사 이윤제 명지대 교수
김관정과 김지용은 검사 출신이다.
문홍주는 판사 출신이다.
이윤제 교수 역시 검사로 약 7년 근무한 경력이 있지만 현재는 약 20년간 형사법을 연구해 온 교수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보면 4명 가운데 3명이 검사 경험을 가지고 있다.
추천위원회는 검찰 경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후보를 일률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심사 기준으로는 수사 전문성, 공정성과 중립성, 인권의식, 신설 조직을 안정시킬 리더십, 중수청 설립 취지에 대한 이해 등을 제시했다.
2. 김관정 ― 고검장까지 지낸 조직관리형
김관정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26기로 네 후보 가운데 선임이다.
대검 형사부장, 서울동부지검장, 수원고검장 등을 지냈다.
대검 범죄정보담당관과 특수부장 경력도 있어 수사와 조직관리 경험에서는 상당한 강점이 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민감했던 사건들과 연결돼 있다.
서울동부지검장 시절에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휴가 의혹 사건을 지휘했고, 검찰은 추 전 장관 등을 불기소했다.
이른바 채널A 사건을 둘러싸고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갈등을 빚었던 이력도 있다.
수사와 조직관리 경험은 강하지만 이미 정치적으로 해석된 사건들이 많다는 점은 초대 중수청장에게 부담이 될 수 있었다.
3. 문홍주 ― 유일한 판사 출신
문홍주 변호사는 네 후보 가운데 유일한 판사 출신이다.
서울중앙지법 판사, 대전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수원가정법원 부장판사를 끝으로 법원을 떠났다.
최근에는 민중기 김건희 특검의 특별검사보로 수사에 참여했다.
검찰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중수청을 제2의 검찰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상징성은 가장 강하다.
반면 검찰청과 같은 대규모 수사기관을 직접 운영해 본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다.
4. 이윤제 ― 검사·교수·특검·경찰개혁을 모두 경험
이윤제 명지대 교수는 검사로 약 7년 근무한 뒤 약 20년간 형사법 교수로 활동했다.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 참여했고 경찰수사개혁위원회 위원도 맡았다.
지난해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특검의 특별검사보로도 활동했다.
따라서 검찰과 경찰, 학계와 특검을 모두 경험했다는 것이 장점이다.
수사·기소 분리라는 새로운 제도를 설계하고 정착시키는 데에는 상당히 흥미로운 후보였다.
그러나 역시 대형 수사기관을 기관장급에서 운영한 경험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5. 정부의 선택은 김지용이었다
김지용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28기로 1999년 검사로 임관했다.
대구지검 특수부장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장 대검 감찰1과장 수원지검 1차장 서울고검 차장 춘천지검장 대검 형사부장 광주고검 차장
등을 지냈다.
특수수사 한 분야에 집중한 전형적인 ‘특수통’이라기보다는 특수·형사·공판·감찰과 조직관리를 두루 경험한 검사에 가깝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도 김 후보자를 선택하면서 수사 전문성, 공정성과 중립성, 신설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경험과 리더십을 강조했다.
정부가 개혁의 상징성보다는 출범 초기 조직 안정에 상당한 비중을 둔 선택으로 해석할 수 있다.
6. 가장 큰 논란 ― ‘검수완박’에 반대하지 않았나
김 후보자가 대검 형사부장이던 2022년 민주당은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크게 축소하는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을 추진했다.
당시 김 후보자는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경찰 수사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사실을 밝혀낸 사례 등을 제시하며 보완수사 기능 축소의 부작용을 공개적으로 우려했다.
또 2020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직무정지와 징계를 추진했을 때 이를 비판하는 검사장 성명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래서 민주당 내부에서는
“당시 검찰개혁에 반대했던 사람이 지금 수사·기소 분리를 제대로 실천할 수 있겠느냐”
는 질문이 나온다.
이 문제는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분명히 답해야 한다.
지금도 검사의 직접·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현재의 수사·기소 분리 체제를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7. 그러나 ‘검수완박 우려 = 검찰개혁 반대’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여기에는 반론도 있다.
2022년 당시 김 후보자의 문제 제기는 검찰개혁 자체를 전면 거부했다기보다 보완수사 기능까지 급격하게 제한하면 수사 공백과 국민 권리구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더구나 검찰의 보완수사 문제는 지금도 형사사법체계 개편에서 논쟁이 계속되는 사안이다.
과거 정부정책에 반대 의견을 냈다는 사실만으로 공직 후보자의 자격을 박탈한다면 전문 관료나 법률가의 정책적 소신 표명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따라서 더 중요한 것은 2022년에 무엇을 말했느냐만이 아니라 2026년 현재의 제도를 받아들이고 이를 충실하게 집행할 의지가 있느냐다.
8. 김학의 출국금지 사건도 다시 논란이 됐다
김 후보자의 과거 사건 이력 가운데 정치권에서 다시 거론되는 것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이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김 후보자가 당시 관련 수사라인에 있었다는 점 등을 들어 이번 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이 문제 역시 정확하게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김 후보자가 개인적으로 특정 정치인을 겨냥해 사건을 만들어 수사한 것인지, 아니면 대검 형사부장이라는 직책상 일선 검찰청 사건의 지휘라인에 있었던 것인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따라서 특정 사건의 수사라인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정치적 성향을 단정하기보다는 당시 김 후보자가 실제로 어떤 보고를 받고 어떤 판단과 지시를 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9. 초대 중수청장에게 필요한 것은 ‘좋은 검사’ 이상이다
결국 문제는 김지용 후보자가 과거에 어느 정부에서 승진했는가, 어느 정치적 사건을 담당했는가만이 아니다.
중수청은 앞으로 부패·경제·마약·방위사업·국가보호범죄 등 정치·경제적으로 민감한 중대범죄를 직접 수사하게 된다.
따라서 김 후보자는 최소한 세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
첫째, 현재의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분명하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둘째, 검찰 출신 인력이 상당수 이동할 가능성이 있는 중수청을 ‘제2의 검찰청’으로 만들지 않을 방안이 있는가.
셋째, 대통령과 정부·여당뿐 아니라 야당으로부터도 독립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수사할 수 있는가.
초대 중수청장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수사를 잘했던 검사’가 아니다.
검찰의 수사 노하우 가운데 필요한 것은 가져오되, 검찰에 권력이 집중되면서 나타났던 문제는 반복하지 않는 새로운 수사기관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김지용 후보자에 대한 검증의 핵심은
“검사 출신인가 아닌가”가 아니라 “검찰과 다른 중수청을 만들 사람인가”
여기에 있어야 한다.
그리고 검찰개혁을 둘러싼 국내 논쟁이 한창인 지금, 한반도 밖에서는 또 하나의 큰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중국이 갑자기 트럼프와 김정은의 만남에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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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왜 지금 북미 정상회담 중재에 나섰나
북러 밀착과 트럼프 변수, 왕이 방한 이후 달라진 중국의 계산을 한반도 외교의 흐름에서 짚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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