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길ISSUE길 9월 18일 집중분석
01

집중이슈 1 · 대한민국의 위상

한국은 지금 어느 정도의 나라인가

― 경제·첨단기술·군사·문화로 본 대한민국의 달라진 위상

경제·첨단기술·군사·문화로 본 대한민국의 달라진 위상
01

한국을 여전히 ‘작은 나라’라고 부르는 것은 이제 현실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미국이나 중국처럼 세계질서 전체를 좌우하는 초강대국은 아니다. 그러나 경제와 수출, 첨단기술과 제조업, 군사력과 방위산업, 문화적 영향력을 함께 놓고 보면 한국은 이미 국제사회가 쉽게 빼놓을 수 없는 국가가 됐다.

우선 경제 규모부터 보자.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약 1조8,700억 달러, 1인당 GDP는 3만6,227달러였다. 인구 5천만 명 정도의 나라가 세계 10위권대의 경제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실제 경제적 영향력은 GDP보다 수출과 제조업에서 더 선명하게 나타난다.

2025년 한국의 수출은 사상 처음 7,000억 달러를 넘어 7,097억 달러를 기록했다. 하루 평균 수출액도 26억4천만 달러로 역대 최대였다. 반도체·자동차·선박을 비롯한 한국산 제품이 세계 공급망 곳곳에 들어가 있다는 뜻이다.

02

반도체만 잘하는 나라가 아니다

한국 산업의 힘은 특정 산업 하나가 아니라 첨단 제조업의 폭에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뿐 아니라 배터리·조선·철강·원전·방산 등 국가의 전략산업으로 불릴 만한 분야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연구개발에서 설계와 생산, 수출까지 이어지는 제조 생태계를 갖춘 국가도 세계적으로 많지 않다.

기술혁신 능력은 국제평가에서도 확인된다.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의 2025년 글로벌혁신지수에서 한국은 세계 4위를 기록했다. 스위스·스웨덴·미국 다음이다. 특히 인적자본·연구 분야는 세계 1위였고 기업 연구개발은 1위, 전체 연구개발 지출과 연구자 수는 2위, 국제특허는 3위였다.

이는 한국이 값싼 제품을 많이 만들어 수출하는 국가를 넘어섰다는 뜻이다.

세계가 필요로 하는 첨단제품을 연구하고 설계하고 대량생산할 수 있는 종합 제조강국으로 보는 것이 현실에 더 가깝다.

03

군사력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무기를 스스로 만드는 능력’

국방 분야에서도 변화는 크다.

호주 Lowy Institute의 2025년 Asia Power Index에서 한국은 군사역량에서 아시아 5위, 방위 네트워크에서는 4위로 평가됐다.

그러나 단순한 군사력 순위보다 중요한 것은 방산 제조능력이다.

한국은 전차와 자주포, 전투기, 군함, 잠수함, 미사일과 다연장로켓 등을 자체 개발·생산하고 있다.

SIPRI에 따르면 한국은 2020~2024년 세계 주요 무기수출의 2.2%를 차지해 세계 10위를 기록했다. 10년 전 0.9%였던 점유율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수출 품목도 자주포와 함정 중심에서 장갑차·미사일·방공체계로 확대됐다.

특히 유럽에서 한국 방산의 존재감이 커졌다.

폴란드는 K2 전차와 K9 자주포, FA-50 전투기 등 한국산 무기체계를 대규모로 도입했다. 단순히 완제품을 수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생산과 기술협력까지 추진하고 있다.

한국 무기를 몇 대 수출하는 수준을 넘어 다른 나라의 장기적인 국방체계와 방산 생산기반에 한국 기술이 들어가는 단계로 발전한 것이다.

04

이제 ‘한국’이라는 이름 자체가 하나의 자산이 됐다

문화적 영향력도 경제력에 뒤지지 않는다.

Brand Finance의 2026년 글로벌 소프트파워 평가에서 한국은 193개국 가운데 11위였다. 첨단기술 이미지는 세계 5위, 엔터테인먼트는 7위, 선호받는 브랜드는 7위, 음식은 10위를 기록했다. 이 조사는 100개국 이상 15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과거 세계인이 한국을 접하는 대표적인 통로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였다면 지금은 K팝과 영화·드라마·게임·음식·화장품까지 범위가 크게 넓어졌다.

중요한 것은 K팝 몇 곡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는 것이 아니다.

한국이라는 국가 이름 자체가 기술과 제품, 문화와 생활방식을 포괄하는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05

국제사회가 한국을 대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한국의 변화는 다른 나라가 한국을 대하는 방식에서도 나타난다.

NATO는 한국을 일본·호주·뉴질랜드와 함께 인도태평양의 주요 파트너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협력의 범위도 한반도 안보에 국한되지 않고 사이버안보와 첨단기술, 해양안보와 국제안보 문제로 넓어지고 있다.

Lowy Institute 역시 한국을 아시아의 중견국(middle power)으로 규정한다. 2025년 한국은 27개국 가운데 종합국력 7위였으며 경제역량과 군사역량은 각각 5위, 방위 네트워크는 4위였다.

각각의 평가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여러 지표가 가리키는 방향은 비슷하다.

GDP 약 1조9천억 달러, 연간 수출 7천억 달러, 혁신역량 세계 4위, 아시아 군사역량 5위, 세계 무기수출 10위, 소프트파워 세계 11위.

한국은 더 이상 국제질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멀리서 지켜보기만 하는 작은 나라가 아니다.

그렇다면 이제 질문도 달라져야 한다.

한국의 국력은 이만큼 커졌는데, 한국 외교의 사고방식과 전략도 그만큼 달라졌는가.

집중이슈 2로 이어집니다

미국의 힘은 여전하지만 세계는 달라졌다

다음 집중이슈로 이어집니다.

집중이슈 2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