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길2026년 9월 30일 편집판날짜·검색
01 · 오늘의 집중조명

심수봉–김다현 ‘저격’ 논란, 어떻게 봐야 하나

가수 심수봉이 지역 축제 무대에서 후배 가수 김다현의 노래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일이 예상보다 큰 논란으로 번졌다. 처음에는 ‘대선배의 후배 저격’이라는 연예계 뉴스로 시작했지만, 논란을 들여다보면 생각해볼 문제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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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 집중이슈 2

「암살자(들)」 역사왜곡 논란, 영화의 정치화는 어디까지 가야 하나

영화 한 편을 둘러싼 논쟁이 영화관을 넘어 정치권과 온라인 공간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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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 집중이슈 3

유시민의 말은 약인가, 독인가

유시민 작가의 말이 다시 정치권을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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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이슈 1

심수봉–김다현 ‘저격’ 논란, 어떻게 봐야 하나

가수 심수봉이 지역 축제 무대에서 후배 가수 김다현의 노래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일이 예상보다 큰 논란으로 번졌다. 처음에는 ‘대선배의 후배 저격’이라는 연예계 뉴스로 시작했지만, 논란을 들여다보면 생각해볼 문제가 적지 않다.

오랜 경험을 가진 선배 가수는 후배의 노래를 공개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가. 좋은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삶의 경험과 고통이 필요한가. 그리고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람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당사자에게 사과했다면 사회는 그 잘못을 어디까지 계속 물어야 하는가.

심수봉과 김다현 사이에서 벌어진 짧은 사건은 결국 선배의 권위와 후배의 존중, 예술적 비평의 자유와 공개적인 모욕의 경계라는 조금 더 큰 질문을 던지고 있다.

1. 발단 | 축제 무대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논란은 9월 20일 전북 진안군에서 열린 ‘제10회 진안고원 트로트페스티벌’에서 시작됐다. 김다현이 공연을 마친 뒤 심수봉이 무대에 올랐다. 심수봉은 공연 도중 앞 순서 가수를 언급하며 김다현의 노래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당시 김다현은 만 17세였다.

심수봉이 말한 핵심은 분명했다. 젊은 가수가 아직 노래와 삶을 충분히 알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노래는 쉽게 하는 것이 아니며 인생 경험과 고생을 겪어보고, 관객을 위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여기까지라면 오랜 경력의 가수가 밝힌 자신의 음악관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발언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심수봉은 자신의 앞 순서에 김다현을 다시 배치하지 말아 달라는 취지의 말까지 했다. 김다현의 어떤 음악적 부분이 문제였는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영상이 온라인으로 확산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특히 1978년 데뷔한 가요계의 대선배가 17세 후배를 수많은 관객 앞에서 직접 비판했다는 점에서 ‘조언의 수준을 넘어선 공개 망신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심수봉은 곧 자신의 발언이 실언이었다고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는 당시 앞 순서 가수가 정확히 누구인지 몰랐으며 특정인을 망신주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어른으로서 후배 가수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을 한 것은 잘못이었다고 인정하고 김다현과 가족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김다현 역시 심수봉과 직접 통화했으며 사과와 격려, 위로를 받았다고 밝혔다. 적어도 당사자 사이에서는 갈등을 더 확대하지 않고 수습하려는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에서 정말 생각해봐야 할 문제는 무엇일까.

2. 쟁점 | ‘인생을 알아야 좋은 노래를 한다’는 말은 틀렸나

이번 논란에서 심수봉의 발언 방식과 별도로 생각해볼 부분이 있다.

‘인생을 경험해야 제대로 된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그의 음악관 자체까지 틀렸다고 할 수 있는가.

심수봉의 발언을 보면 그가 생각하는 노래는 단순히 음정과 박자를 정확하게 맞추는 기술이 아니다. 노래하는 사람이 살아오면서 겪은 사랑과 이별, 고통과 좌절을 자신의 목소리에 담아 관객에게 전달하고 위로하는 것이 음악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수십 년 동안 노래해 온 가수가 이런 음악관을 갖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특히 트로트나 대중가요에서는 같은 노래라도 가수의 연륜과 경험에 따라 전혀 다른 감정을 전달한다고 느끼는 청중도 적지 않다.

그러나 여기에는 반대 질문도 가능하다.

자신이 직접 겪어보지 않은 감정을 노래하면 좋은 노래를 할 수 없는 것인가.

17세라고 해서 사랑과 슬픔, 가족과 관계에서 비롯되는 감정을 표현할 수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배우가 자신이 직접 살아보지 않은 인물을 연기하듯 가수 역시 가사와 멜로디를 이해하고 자신의 감수성으로 재해석할 수 있다.

결국 ‘좋은 노래에는 삶이 담겨야 한다’는 것은 하나의 음악철학일 수 있지만, 그것이 모든 가수에게 적용되는 절대적인 평가 기준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심수봉에게 자신의 음악관을 말할 자유가 있는 것처럼 김다현에게도 자신의 나이와 방식으로 노래를 해석할 자유가 있다.

3. 더 큰 쟁점 | 조언과 공개적인 망신의 경계는 어디인가

오히려 이번 사건의 핵심은 무엇을 말했느냐보다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말했느냐에 있을 수 있다.

심수봉이 공연이 끝난 뒤 김다현을 따로 만나 “노래는 이렇게 불러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조언했다면 이번과 같은 논란이 발생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선배가 후배의 노래를 평가하는 것 자체를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오랜 경험을 가진 선배의 충고가 젊은 가수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수많은 관객 앞에서 특정 후배의 공연을 문제 삼고, 자신의 앞 순서에는 세우지 말라는 취지의 발언까지 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더욱이 두 사람 사이에는 상당한 경력과 영향력의 차이가 존재한다. 한쪽은 한국 대중가요사를 대표하는 원로 가수이고 다른 한쪽은 이제 성장해가는 10대 가수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누가 누구에게 말하느냐에 따라 그 말이 상대에게 미치는 무게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번 논란은 ‘선배에게 후배를 가르칠 권리가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선배의 권위는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가’의 문제로 보는 편이 더 적절하다.

경험은 존중받을 수 있다. 그러나 경험이 상대방을 공개적으로 낮춰 말할 권리까지 자동으로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4. 또 하나의 쟁점 | 달라진 ‘선배 문화’

이번 사건이 크게 확산된 배경에는 우리 사회의 변화도 있다.

과거 스포츠계나 연예계, 직장 등에서는 선배가 후배를 공개적으로 질책하거나 강하게 훈계하는 것을 비교적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문화가 있었다. ‘후배를 가르친다’거나 ‘잘되라고 하는 말’이라는 이유로 상당한 수준의 질책도 용인되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나이와 경력이 많다는 사실이 발언의 정당성을 자동으로 보장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선배의 경험은 존중하되 후배 역시 독립적인 인격체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공개적인 장소에서는 더욱 그렇다. 개인적인 조언과 공개적인 질책은 같은 내용이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전혀 다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심수봉의 발언을 둘러싼 거센 반응은 단순한 연예계 팬덤의 충돌만으로 보기 어렵다.

‘선배니까 그 정도 말은 할 수 있다’는 오래된 문화가 더 이상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회적 변화를 보여준 사건이라고도 볼 수 있다.

5. 그렇다면 사과 이후에도 계속 비판해야 하나

여기서 또 하나 생각해볼 문제가 생긴다.

심수봉은 자신의 발언을 실언이라고 인정했다. 후배에게 상처를 준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고 김다현과 가족에게 사과했다. 김다현 역시 심수봉과 직접 통화해 사과와 위로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사회적 비판은 어디까지 계속되어야 할까.

공개적인 장소에서 나온 발언인 만큼 그 적절성을 비판하고 선후배 문화에 대해 토론하는 것은 가능하다. 유명인의 공개 발언에는 그만큼의 사회적 책임이 따른다.

그러나 잘못된 발언을 비판하는 것과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부정하는 것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심수봉의 이번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판단하는 것과 그가 수십 년 동안 만들어온 음악적 성취를 부정하는 것은 같은 문제가 아니다.

잘못에 책임을 묻는 문화가 필요한 것처럼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을 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문화도 필요하다.

어떻게 보아야 하나 | 음악관은 존중하되, 권위에는 경계가 필요하다

이번 논란을 ‘심수봉이 옳으냐, 김다현이 옳으냐’라는 양자택일의 문제로 볼 필요는 없다.

심수봉이 수십 년의 음악 인생을 통해 ‘노래에는 삶이 담겨야 한다’는 철학을 갖게 된 것은 존중할 수 있다. 후배의 노래를 듣고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것 역시 한 음악인의 평가 영역에 속한다.

그러나 자신의 음악관이 옳다고 믿는 것과 그 기준으로 후배를 공개적으로 낮춰 평가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좋은 선배의 역할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후배의 잘못을 강하게 지적하는 선배가 좋은 선배로 평가받았다면 이제는 자신의 경험을 전달하되 상대방의 존엄과 독립성을 함께 존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동시에 우리 사회 역시 한 번의 실언을 발견하면 당사자가 사과한 이후에도 끝없이 비난하고 과거 전체를 부정하는 방식이 과연 바람직한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사건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두 사람 중 누가 더 옳으냐가 아니다.

경험 많은 선배의 조언은 어디까지 권위로 인정받을 수 있으며, 어디에서부터 상대에 대한 무례가 되는가. 그리고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 사람에게 우리 사회는 어느 지점에서 다시 기회를 줄 수 있는가.

심수봉과 김다현 사이의 짧은 논란이 단순한 연예계 가십을 넘어 생각해볼 만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집중이슈 2

「암살자(들)」 역사왜곡 논란, 영화의 정치화는 어디까지 가야 하나

영화 한 편을 둘러싼 논쟁이 영화관을 넘어 정치권과 온라인 공간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개봉 이후 흥행에 성공했지만 영화가 당시 사건을 다루는 방식을 놓고 ‘역사왜곡’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논란의 성격이 크게 달라졌다.

처음에는 실제 역사와 영화적 상상력의 경계를 둘러싼 논쟁이었다. 그러나 정치권이 가세하면서 상영 중단과 불매운동, 감독의 국정감사 출석 요구까지 등장했다. 논란은 다시 영화를 평가한 평론가와 추천한 배우, 영화를 소개한 유튜버에게까지 번지고 있다.

이쯤 되면 질문도 달라져야 한다.

「암살자(들)」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영화인가라는 질문도 중요하지만, 한 편의 영화에 대한 논쟁이 정치적 진영 대결로 확대되고, 그 영화를 평가하고 소개하는 사람에게까지 정치적 책임을 묻기 시작할 때 우리 문화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1. 발단 | 무엇이 ‘역사왜곡’이라는 것인가

「암살자(들)」은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사건의 배후를 추적하는 미스터리 형식의 영화다.

논란의 핵심은 영화가 당시 수사당국의 공식 결론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영화는 사건의 배후를 명확하게 특정하지는 않지만 등장인물들을 통해 당시 박정희 대통령 측이나 중앙정보부가 사건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하나의 가설로 제시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역사왜곡이라는 비판이 시작됐다.

비판하는 쪽에서는 이미 수사와 재판을 통해 결론이 내려진 역사적 사건에 확인되지 않은 배후 가능성을 삽입함으로써 관객에게 실제 역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실존했던 대통령과 영부인, 중앙정보부가 등장하는 만큼 단순한 허구의 영화와는 다르게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제작진의 입장은 다르다.

제작진은 공개된 기록과 자료를 토대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극영화이며,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거나 영화 속 가설과 설정을 역사적 사실이라고 주장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제작한 작품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결국 첫 번째 질문은 여기서 시작된다.

실제 역사를 소재로 한 영화의 상상력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가.

2. 첫 번째 쟁점 | 역사적 상상력인가, 역사왜곡인가

영화는 역사책이 아니다.

실제 사건을 소재로 했다고 해서 모든 장면과 대사가 역사적 기록과 일치해야 한다면 역사영화 상당수는 제작하기 어려울 것이다. 실제 인물 사이에 존재하지 않았던 대화를 만들기도 하고 여러 인물을 하나의 인물로 압축하기도 하며, 기록에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을 상상력으로 채우는 것이 극영화의 일반적인 방식이다.

그러나 반대편에는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다.

영화는 역사책이 아니지만 관객에게 역사를 기억하게 만드는 강력한 매체이기도 하다.

특히 많은 사람이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을 문헌이나 판결문보다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접한다. 실제 인물의 이름과 실제 사건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역사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가설을 매우 사실적으로 보여준다면 관객에게 그것이 역사적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영화니까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주장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반대로 영화가 역사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가능성을 제기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역사왜곡’이라고 규정하는 것 역시 신중할 필요가 있다. 제작진이 특정한 가설을 역사적 사실이라고 선언한 것인지, 여러 가능성 가운데 하나를 극적 장치로 제시한 것인지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논쟁에서 필요한 것은 정치적 입장보다 구체적인 사실 검증이다.

무엇이 확인된 역사적 사실이고, 무엇이 아직 논쟁적인 부분이며, 영화가 무엇을 새롭게 만들어냈는지를 구분하는 것이 먼저다.

3. 정치적 쟁점화 | 어느 순간 영화가 ‘작품’이 아니라 ‘진영’이 된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복잡해졌다.

영화의 역사적 사실관계를 둘러싼 논쟁에 정치권이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정치인이 영화의 역사 해석을 비판하는 것 자체는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 영화 제작자에게 표현의 자유가 있는 것처럼 정치인과 시민에게도 그것을 비판할 자유가 있다.

그러나 상영 중단이나 불매운동, 감독의 국회 출석 요구로까지 이어지면 문제의 성격은 달라진다.

처음의 질문은 “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다루었는가”였다.

그런데 정치적 대립이 격화되면 질문은 어느 순간 “당신은 이 영화를 지지하는가, 반대하는가”로 바뀌게 된다.

이때부터 영화는 작품 자체보다 정치적 입장을 확인하는 수단으로 소비될 위험이 커진다.

4. 2차 논쟁 | 왜 이동진·김고은·지무비까지 번졌나

더 주목할 부분은 그다음이다.

논쟁의 대상이 영화를 만든 감독과 제작진에 머물지 않고 영화를 평가하고 추천하고 소개한 사람들에게까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의 리뷰에도 비판이 쏟아졌다. 영화가 제기한 의혹을 비평에서 어떻게 다뤘는지를 놓고 역사적 사실에 대한 태도와 과거 비평과의 일관성을 문제 삼는 주장까지 나왔다.

영화에 대한 감상평 등을 남겼던 배우 김고은 등에게도 논란의 불똥이 튀었다.

그리고 417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영화 유튜버 지무비가 올렸던 「암살자(들)」 소개 영상도 현재 채널에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여기에는 반드시 구분해야 할 사실이 있다.

지무비는 현재까지 영상을 내린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따라서 역사왜곡 논란이나 정치적 압력 때문에 영상을 삭제했다고 단정할 근거는 현재로서는 없다.

그러나 삭제 이유와 별개로 이번 현상이 던지는 질문은 남는다.

영화를 좋게 평가하거나 소개하는 것은 그 영화가 제시하는 역사관과 정치적 메시지까지 지지한다는 뜻인가.

평론가는 영화의 연출과 연기, 서사와 문제 제기 방식을 높게 평가할 수 있다. 배우 역시 작품을 보고 좋은 영화라고 말할 수 있고, 유튜버는 화제가 되는 영화를 콘텐츠로 소개할 수 있다.

그것이 반드시 영화 속 역사적 가설에 대한 정치적 동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영화가 진영의 문제가 되는 순간 이런 구분이 사라지기 쉽다.

작품에 대한 평가가 곧 정치적 입장 표명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5. 더 중요한 문제 | 정치적 논쟁이 ‘자기검열’을 만들지는 않을까

여기서 「암살자(들)」 논란을 조금 더 넓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검열은 반드시 국가가 영화를 금지하거나 특정 장면을 삭제하라고 명령하는 방식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정치적 압력이 강해지면 문화산업 내부에서 스스로 위험을 피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감독은 “이 소재를 다루면 정치적으로 공격받지 않을까”를 먼저 생각할 수 있다.

배우는 “이 작품에 출연하면 특정 정치적 성향을 가진 사람으로 규정되지 않을까”를 걱정할 수 있다.

평론가는 “이 영화를 좋다고 평가하면 어떤 공격을 받을까”를 계산할 수 있다.

유튜버와 콘텐츠 제작자 역시 “괜히 이 영화를 다뤘다가 채널에 피해가 생기는 것은 아닐까”를 고민할 수 있다.

투자자와 제작사는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다. 논란이 예상되는 현대사 소재라면 애초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이상한 현상이 발생한다.

누구도 공식적으로 금지하지 않았는데 결과적으로 아무도 다루려 하지 않는 주제가 생기는 것이다.

물론 현재 「암살자(들)」 논란만으로 한국 문화계에 실제 자기검열이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지무비의 영상 비공개 이유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영화에 대한 비판이 영화를 평가하고 소개한 사람에게까지 반복적으로 확장된다면 문화생산자들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소재를 선택할 때 그 반응을 의식하게 될 가능성은 충분히 생각해볼 문제다.

그리고 그 결과 가장 큰 손해를 보는 것은 어느 한 정치세력이 아니다.

문화의 다양성이다.

6. 어떻게 보아야 하나 | 비판은 더 많이, 정치적 낙인은 더 신중하게

「암살자(들)」이 역사적 사건을 제대로 다루었는지는 철저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실제 인물과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라면 창작의 자유를 이유로 사실에 대한 책임까지 면제받을 수는 없다. 영화가 실제 역사와 다른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 다른지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영화적 상상력이라면 어디서부터 상상력인지 관객이 판단할 수 있도록 충분한 비평과 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그것과 영화의 상영 중단을 요구하거나, 영화를 만든 사람뿐 아니라 출연하고 평가하고 소개한 사람에게까지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것은 구분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문화가 발전하는 데 필요한 것은 비판이 없는 환경이 아니다.

오히려 더 많은 비판과 더 치열한 토론이 필요하다.

문제는 작품에 대한 비판이 사람에 대한 정치적 낙인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창작자가 ‘무엇을 만들 것인가’보다 ‘무엇을 만들면 공격받지 않을까’를 먼저 생각하고, 배우가 ‘어떤 작품에 참여하고 싶은가’보다 ‘어떤 작품이 안전한가’를 계산하고, 평론가와 유튜버가 ‘무엇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보다 ‘어떤 평가를 해야 공격받지 않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한다면 문화가 다룰 수 있는 영역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암살자(들)」 논란에서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역사적 사실을 영화적 상상력이라는 이름으로 함부로 바꾸는 것. 그리고 역사왜곡을 비판한다는 이름으로 문화적 표현과 비평의 공간까지 위축시키는 것.

둘 중 어느 하나만 강조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역사영화에는 더 엄격한 사실 검증이 필요하다. 동시에 그 영화를 둘러싼 다양한 해석과 비평, 반론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다.

역사에 대한 책임과 표현의 자유. 그 두 가지를 함께 지키는 것이야말로 이번 「암살자(들)」 논란에서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다.

집중이슈 3

유시민의 말은 약인가, 독인가

유시민 작가의 말이 다시 정치권을 흔들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중도 확장 전략을 비판했던 ‘재건축론’에서 시작해 ‘뉴이재명’, 검찰개혁 문제를 거쳐 최근에는 “대통령이 국민을 속였다”는 표현까지 나왔다. 대통령실이 직접 반박하고 민주당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유감을 나타낼 정도로 파장이 커졌다.

유시민은 현재 국회의원도, 민주당 지도부도 아니다. 정부에서 어떤 공식 직책을 맡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그의 말 한마디에 대통령실이 반응하고 여당 정치인들이 찬반으로 갈린다.

바로 이 점이 흥미롭다.

대통령에게 듣기 싫은 말을 해주는 영향력 있는 내부 비판자는 권력의 독주를 막는 ‘약’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영향력이 커져 대통령의 정책뿐 아니라 진정성과 신뢰까지 좌우하기 시작한다면 국정운영에는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유시민의 말은 지금 이재명 정부에 약인가, 독인가.

1. 유시민은 왜 다시 대통령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나

최근 몇 달간 유시민의 발언을 연결해보면 하나의 흐름이 보인다.

출발점은 이재명 대통령의 중도 확장 전략이었다.

유시민은 지난 6월 이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원한 것은 민주당을 완전히 바꾸는 ‘재건축’이 아니라 기존 민주당을 기반으로 지지층을 넓히는 ‘증축’이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 대통령이 집권 이후 중도·보수층까지 끌어들이려는 과정에서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든 기존 지지층의 요구와 민주당의 정체성을 지나치게 바꾸고 있다는 문제 제기였다.

이후 발언의 수위는 점차 높아졌다.

유시민은 이 대통령의 정치적 선택을 ‘위험한 선택’으로 평가하고 현재 방식의 외연 확장이 결국 실패할 수 있다는 취지의 전망을 내놓았다. 검찰개혁 문제에서는 수사·기소 분리 등 지지층이 기대했던 개혁과 대통령이 추진하는 개혁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한 단계 더 나아갔다.

검찰개혁과 관련해 이 대통령이 생각했던 개혁이 민주당과 지지층이 생각했던 개혁과 달랐다면서 “대통령이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를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했다.

개별 사안은 달라도 유시민이 던지는 메시지는 비교적 일관돼 있다.

중도·보수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외연 확장이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든 핵심 지지층의 요구와 개혁 의제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2. 유시민의 말은 왜 이렇게 힘이 센가

여기서 생각해볼 문제가 있다.

유시민은 현재 어떤 공식적인 정치권력도 갖고 있지 않다. 정부 정책을 결정할 권한도, 민주당의 당론을 결정할 권한도 없다.

그런데도 그의 발언은 정치적 사건이 된다.

그 힘의 첫 번째 원천은 오랫동안 축적된 정치적 상징성과 신뢰다.

유시민은 참여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고 정치인과 작가, 방송인으로 활동하면서 민주·진보 진영에서 오랫동안 영향력을 쌓아왔다. 따라서 그의 발언은 일반적인 정치평론가의 논평보다 지지층 내부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두 번째는 달라진 미디어 환경이다.

과거 정치인의 발언은 신문과 방송을 거쳐 국민에게 전달됐다. 지금은 다르다. 유튜브를 통해 수십만 명에게 직접 전달되고, 다시 쇼츠와 커뮤니티, SNS를 통해 짧고 강한 문장으로 재생산된다.

여기에 팬덤 정치가 결합한다.

자신이 신뢰하는 정치인이나 논객의 판단을 하나의 의견이 아니라 정치적 판단의 기준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말’ 자체가 정치권력이 된다.

유시민의 영향력은 바로 이 지점에서 과거와 다른 성격을 갖는다.

공식적인 권력은 없지만 현실 정치를 움직일 수 있는 ‘말의 권력’이 생긴 것이다.

3. 누가 그의 말에 호응하나 | 유시민 개인보다 중요한 여권 내부의 균열

유시민의 발언을 단순히 ‘유시민 대 이재명’이라는 개인적 갈등으로 보는 것도 충분하지 않다.

그의 주장이 정치적 파장을 갖는 이유는 여권 내부에 이미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쪽에는 이재명 정부가 집권 이후 중도와 보수층까지 포괄해 보다 넓은 국정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반대편에는 그렇게 외연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검찰개혁을 비롯한 핵심 개혁 의제가 약화되고 민주당의 정체성까지 흐려져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있다.

유시민의 발언은 후자의 문제의식을 강한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따라서 유시민이 새로운 갈등을 만들어낸다고만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여권 내부에 이미 존재하는 균열에 언어와 논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한마디가 정치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다.

4. 약인가 | 대통령에게 듣기 싫은 말을 해주는 내부 비판자

그렇다면 유시민의 발언은 이재명 정부에 해롭기만 한 것일까.

그렇게 단순하게 볼 수는 없다.

권력에는 본질적으로 자신에게 듣기 좋은 이야기만 모이는 속성이 있다. 특히 대통령의 권력이 강해질수록 참모와 여당 정치인들이 대통령의 판단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이때 영향력 있는 내부 비판자의 존재는 의미가 있다.

정부가 핵심 지지층의 요구에서 지나치게 멀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검찰개혁 등 주요 공약이 당초 약속과 달라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공개적으로 질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유시민의 비판이 없었다면 정부가 설명하지 않아도 됐을 문제를 대통령실과 민주당이 설명하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

그런 점에서 그의 말은 권력 내부의 집단사고를 막는 ‘쓴 약’이 될 수 있다.

정부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모든 정책을 옹호하는 것보다 같은 정치적 기반을 공유하는 사람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오히려 정부의 장기적인 성공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민주주의에서 내부 비판이 필요한 이유다.

5. 독인가 | 정책 비판을 넘어 대통령에 대한 신뢰까지 흔든다면

그러나 여기에는 반대편도 있다.

“정부의 정책이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과 “대통령이 국민을 속였다”고 말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같은 효과를 갖지 않는다.

전자는 정책에 대한 비판이다.

후자는 대통령의 의도와 신뢰성에 대한 판단이다.

특히 그 말을 하는 사람이 핵심 지지층에서 상당한 신뢰를 받고 있다면 영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야당이 대통령을 공격하면 여권 지지층은 오히려 결집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들이 오랫동안 신뢰해온 진영 내부 인사가 대통령의 진정성을 의심하기 시작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에서 “대통령을 믿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이 반복되면 대통령은 야당과 싸우는 동시에 자신의 핵심 지지층까지 끊임없이 설득해야 한다.

중도층을 확보하기 위해 오른쪽으로 한 걸음 움직이면 핵심 지지층에서 비판이 나오고, 핵심 지지층을 달래기 위해 다시 돌아가면 중도 확장의 공간이 줄어드는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다.

내부 비판이 정책을 바로잡는 수준을 넘어 대통령의 정치적 신뢰 자체를 흔드는 힘으로 작용한다면 국정동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비판을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비판의 내용과 방식이다.

6. 유시민은 무엇을 바꾸려 하는가

그렇다면 유시민은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숨겨진 정치적 의도를 추측할 필요는 없다. 최근 몇 달간 그의 공개 발언을 연결해보면 그가 요구하는 방향은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검찰개혁을 비롯한 기존 개혁 의제가 중도 확장을 이유로 후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둘째, 이재명 대통령이 집권 이후 민주당과 핵심 지지층의 요구에서 지나치게 멀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셋째, 외연을 확장하더라도 기존 지지 기반을 약화시키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결국 유시민이 이재명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보다 선명한 개혁 노선에 가깝다.

그것이 실제 이재명 정부의 성공에 도움이 될지는 별개의 문제다.

핵심 지지층을 먼저 단단히 결집시킨 뒤 외연을 확대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집권 초기부터 중도·보수층까지 포괄해 국정 기반 자체를 넓히는 것이 효과적인지는 정치전략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시민의 주장이 옳으냐 틀리냐를 단정하기보다 그가 대통령을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려 하는지는 분명히 볼 필요가 있다.

7. 더 큰 질문 | ‘말의 권력’은 커졌는데 책임은 누가 지나

그러나 유시민 논쟁에서 더 중요하게 생각해볼 문제가 있다.

이것은 유시민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유튜브와 팬덤 정치가 성장하면서 한국 정치에는 과거와 다른 종류의 권력이 등장했다.

대통령은 선거를 통해 권력을 얻고 다음 선거와 여론을 통해 평가받는다. 국회의원 역시 선거에서 책임을 진다. 정당 지도부는 당원과 당내 절차의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지금은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공식적인 직책도 갖지 않으면서 수십만·수백만 명의 정치적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는다.

유시민 같은 영향력 있는 논객도 있고 대형 정치 유튜버도 있다. 이들이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거나 공격하면 팬덤이 움직이고, 정치인은 그 반응을 의식한다. 때로는 정당의 공천과 지도부 선거, 정책 방향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것은 민주주의가 과거에는 충분히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정치권력이다.

문제는 이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 자체가 아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누구나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말할 자유가 있고, 많은 사람이 그 의견에 공감한다고 해서 그것을 제한할 이유도 없다.

진짜 문제는 영향력과 책임 사이의 불균형이다.

정치인은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면 선거에서 책임을 질 수 있다.

그렇다면 수많은 사람의 정치적 판단을 움직이는 영향력 있는 스피커가 잘못된 사실을 말하거나 잘못된 판단을 내렸을 때는 어떻게 되는가.

대부분 다음 방송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하면 그만이다.

그래서 유튜브와 팬덤 정치 시대에는 새로운 질문이 필요하다.

말할 자유가 있는 것과 그 말이 정치권력이 되는 것은 같은 문제인가.

어떻게 보아야 하나 | 유시민의 말은 약인가, 독인가

결국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온다.

유시민의 말은 이재명 정부에 약인가, 독인가.

대통령에게 듣기 싫은 말을 해주는 내부 비판자는 민주주의의 약이 될 수 있다. 권력 내부의 집단사고를 막고 핵심 지지층의 불만을 전달하며 정부가 정책을 다시 점검하도록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향력 있는 한 사람의 판단이 지지층의 판단을 대신하고, 정책에 대한 비판이 대통령의 진정성과 신뢰에 대한 단정으로 넘어가기 시작한다면 그 말은 국정운영에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법이 유시민에게 말을 줄이라고 요구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반대다.

유시민도 자유롭게 말하고, 다른 사람도 자유롭게 반박하고, 정부 역시 사실과 정책으로 설명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의 태도다.

자신이 좋아하고 신뢰하는 사람이 하는 말이라도 하나의 주장으로 놓고 사실인지, 해석인지, 전망인지 구분해서 판단해야 한다.

유튜브와 팬덤 정치 시대에 ‘말의 권력’은 이미 현실의 정치권력이 되고 있다. 문제는 그 권력을 없앨 것인가가 아니다. 선거도 임기도 없는 이 새로운 권력을 어떻게 검증하고 견제하며, 그 말이 가져온 결과에 대한 책임은 어떻게 물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어쩌면 유시민 논란이 던지는 더 중요한 질문은 유시민이 옳으냐, 이재명 대통령이 옳으냐가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는 언제부터 자신의 정치적 판단을 자신이 신뢰하는 ‘스피커’에게 맡기기 시작했는가.

그 질문은 유시민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

지금의 한국 정치 전체가 답해야 할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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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Y · FINANCE · SAF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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